[친환경] 대중교통보다 저렴한 자가용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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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plant-815799_640배출가스가 전혀 없다고 떠벌이는 전기차도 ‘공해’ 없이는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원자력, 수력, 풍력, 태양열 역시 온수나 냉장고를 돌리는 것이면 몰라도 어떤 형태로든 최소한 자연을 파괴해야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걸 알고도 내 차든 남의 차든, 현대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이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자동차를 타거나 몰고 다닌다. 솔직히 자동차를 타면서 환경을 부르짓는 것은 현실을 부정하는 사치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방법은 규제다. 연료나 제품에 무거운 세금을 붙여 자동차를 덜 움직이게 하고 편리하고 저렴한 대중교통 인프라를 만들어 다중 이동 수단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central-1264084_640솔직히 당신도 환경을 생각하고 어떤 자동차를 살까 고민해 본 적은 없을 것이다. 연비가 좋은 차, 맞다! 엄청난 부자가 아니라면 돈이 덜 들어갈 차를 골랐을 것이고 지금 타고 있을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를 ‘미래 친환경차’ 이렇게 부른다. 웃기는 얘기지만 현실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기름을 덜 쓰는 차, 당연히 배출가스가 적다.

자동차를 타는 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적 배려는 연비가 좋은 차를 골라 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차들은 비싸다. 전기차는 4000만 원, 수소연료전지차는 억 억 거린다.

가장 대중적인 차가 하이브리드카다. 기본적으로 내연기관을 품고 있지만 연료 사용량이 많은 출발, 가속, 언덕길에서 모터의 지원을 받아 달리는 차다. 배터리는 자기가 알아서 충전을 한다.

a - 1 (6) 오전 10.17.20가격도 일반 가솔린 차와 간격을 많이 좁혔다. 더 싼 차도 있다. 현존하는 하이브리드카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차가 토요타 프리우스다. 역사도 오래됐고 연비도 좋다. 새로 나온 신형 프리우스로 출, 퇴근을 해봤다.

출발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성산동 예전 마포구청 인근에서 했다. 여기부터 서부간선도로와 외곽순환도로를 달려 산본에 도착하면 기자의 퇴근 코스가 된다. 역으로 달려 출근을 한다.

편도 거리는 약 35km, 내 차 중형 가솔린 세단은 5만 원어치 기름을 넣으면 주 5일 출, 퇴근을 다 못한다. 기를 쓰고 연비 운전을 해도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을 친다.

기름값 부담이 크지만, 대중교통 이용은 벅차다. 지하철과 버스를 3번 이상 갈아타야 하고 걷는 시간을 합치면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린다.

시간으로 따지면 자동차도 다르지 않지만 사무실에 도착하기 전 만원 지하철에 시달려 녹초가 된 몸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더 부담스럽다.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것을 알면서도 자동차를 고집하는 이유다.

a - 1 오전 10.17.25안양천을 끼고 달리는 서부간선은 서울에서도 상습정체 구간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출근길에는 서부간선 초입에 ‘일직-금천 4km 정체’라는 전광판 안내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표시된다.

그러면 다행, 금천을 지나 고척교, 목동교를 지날 때까지 정체 거리가 늘어난다. 운이 좋지 않거나 사고나 공사 등의 말썽이 발생하면 2시간 넘게 걸리는 날도 있다. 퇴근길은 더 심하다. 한강 성산대교 북단에서 남단까지 2km남짓한 거리가 20분, 고척교를 지나는 데 30분, 이것이 일상이다.

일직을 지나야 정체가 풀리지만, 외곽순환도로에 진입, 수리산 터널을 지나 군포나들목으로 진입하는 길도 퇴근 시간 상습정체구간이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교통정보에서 서부간선도로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얘기는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신형 프리우스로 출, 퇴근을 하면 기름값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해졌다. 미디어 시승에서 리터당 40km를 기록했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다. 어렵게 차를 구해 출, 퇴근 연비를 재 보기로 마음먹었다.

a - 1 (3) 오전 10.17.25지·정체가 워낙 심하므로 이 구간에서 연비 운전은 꿈도 꾸지 못한다. 앞차가 가면 따라붙고 흐름에 맞춰 가다 서기를 끓임 없이 반복하면서 순응형 운전을 하는 이외에는 도리가 없다.

신형 프리우스의 퇴근길은 지난주 금요일(4월 29일). 저녁 6시 40분경 출발했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와 경부고속도로에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서부간선도로는 내부순환도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주말 나들이 차량까지 하나로 몰리며 심각한 정체 상황이 벌어졌다.

성산대교 남단을 지나 목동교까지 20분, 고척교를 지날 때 38분, 금천 인근을 지날 때 50분이 지났다. 산본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고 거리는 35.7km로 기록됐다. 프리우스의 트립컴퓨터에 기록된 연비는 3.5ℓ/km, 우리식으로 하면 28.6km/ℓ다.

이날 전국 주유소 평균 유가(휘발유) ℓ당 1363원을 기준으로 하면 1.25ℓ의 연료, 돈으로 치면 1696원을 쓴 셈이다. 같은 구간을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이용했을 때 나오는 요금 1650원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주말에는 프리우스를 곱게 모셔놨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역시 만만치 않은 지·정체가 예상되는 같은 구간을 역으로 달려 보기 위해서다. 산본에서 출발한 시간은 오전 7시, 이른 시간이지만 예상대로 외곽순환도로에 진입하는 군포나들목 입구부터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져 있다.

collage 오전 10.17.20스크린샷 2016-05-02 오전 9.23.05조남나들목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방향을 틀자 잠시 숨통이 트인다. 그러나 목감휴게소를 지나자 곧바로 ‘일직-금천 4km 정체’ 전광판 표시가 보인다. 그러나 이 정체는 목동교까지 이어지고 성산대교 북단으로 진입해서야 풀렸다. 출근길 소요시간은 1시간 10분, 금요일 퇴근길과 합친 총 누적 주행 거리는 69.8km로 표시됐다.

약 70km의 출, 퇴근 합산 연비는 3.3km/ℓ, 우리식 30.3km/ℓ로 연료비를 따져보면 총 3140원이 들어간 셈이다. 같은 구간을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이용했다고 가정했을 때는 3300원이 필요하다. 프리우스가 대중교통보다 경제적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그것도 운전자가 한 사람이었을 때 얘기고 2명, 혹은 3명이 함께 출퇴근한다면 또 다른 얘기가 된다.

이렇게 한 달을 운행한다고 가정하면 출, 퇴근 비용은 20일 기준 6만2800원에 불과하다. 출, 퇴근 용도로 사용하는 내 차 중형 가솔린 승용차의 한 달 유류비 지출액은 20만 원이 넘는다. 어떤가! 이것도 환경에 대한 작은 배려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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