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꼼수] 그랜저HG를 사면 1년 뒤 새 차로 바꿔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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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랜저HG

그랜저가 너무 안 팔리자 현대차에서 고육지책(苦肉之策)을 내놨습니다.

그랜저는 그동안 우리나라 준대형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왔으나, 지난 1월 형제차인 기아차 K7 신형이 나온 뒤 2인자로 밀려났습니다. 그랜저 신차가 빨라도 오는 10월에나 출시될 예정이라, 당분간 K7을 앞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잔뜩 자존심이 상한 현대차가 가만히 있을 리 없겠지요? 그래서 ‘신차교환’이라는 칼을 빼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수학에 약한 제가 봐도 조금 이상합니다.

신차교환은 5월에 그랜저 HG를 구입한 소비자가 원할 경우 1년 뒤 신형 그랜저(IG)로 바꿔주는 ‘스마트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입니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무사고차에 대한 신차교환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스마트 익스체인지란?

1. 소비자가 새 차를 살 때 먼저 선수금 20%를 내고 1년간 무이자 할부(36개월 기준)로 그랜저를 타다가 12개월 뒤 신차를 또 다시 무이자 할부로 살 수 있는 ‘무이자 프로그램’과

2. 소비자가 선수금만 내고 할부금이나 이자 납부 없이 1년간 그랜저를 이용하다가 동급 신차로 바꾸는 ‘무이자 거치 프로그램’

2가지로 구성돼 있습니다.20140410_Hyundai_Grandeur_Hybrid_01

예를 들면 직장인 A가 그랜저HG 2.4모던(2933만 원)을 구입하면, 처음에 선수금 20%(586만6000원) 납부하고 1년간 매월 할부금 65만2000원을 내면서 차를 탑니다. 1년 뒤 동급의 새 모델(그랜저IG)로 바꾸고 싶으면 타던 차를 현대차에 넘기는데, 이때 현대차는 타던 차와 남은 할부금 2년 치를 받은 뒤 A에게 새 차를 내줍니다.

동시에 현대차는 A가 타던 차를 자사의 중고차 보장서비스로 평가해 새 찻값의 최대 75%(2199만7500원)까지 A에게 돌려줍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A에게 유리할까요? 실제로 계산 해보면 조금 황당합니다.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A는 그랜저HG를 사기 위해 선수금 586만6000원에 1년간 할부금 782만4000원을 더해 총 1351만 원을 현대차에 납부합니다. 여기에 1년 뒤 새 차 그랜저IG와 바꾸려면 타던 차를 주고 남은 할부금 1564만8000원을 현대차에 추가로 납부해야합니다.

그러면 현대차는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에 따라 A에게 최고 2199만7500원을 찻값으로 돌려줍니다. 물론 차를 엄청나게 깨끗하게 사용했다는 조건을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조금이라도 차에 문제가 있다면 이 돈을 다 받을 수는 없겠죠. 결과적으로 A가 1년간 그랜저HG를 타기 위해 현대차에 낸 돈은 최소 733만2500원입니다.20140410_Hyundai_Grandeur_Hybrid_02

우리는 여기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1년 된 그랜저HG(2015년 5월 출고)는 평균 2550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년 감가는 약 380만 원으로 현대차의 중고차 계산법보다 무려 350만 원이나 비싸게 거래되는 셈입니다.(3일 현재 SK엔카 기준 그랜저HG 2015년 5월 중고차의 가격은 2590만 원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지금 스마트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으로 그랜저HG를 사면 그냥 구입하는 것보다 1년에 최소 350만 원은 더 쓰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계산법이라면 어느 누구도 프로그램을 통해 그랜저HG를 살 필요가 없겠지요?

현대차는 새 차를 A에게 팔아 1차 이익을 남기고, 중고차를 싼 가격에 매입해 되팔아 2차 이익을 챙기게 됩니다. 이게 무슨 ‘스마트 익스체인지’일까요. 혹시 현대차에게만 스마트한 익스체인지가 아닌가요?

아니면 우리 불쌍한 백성을 상대로 조삼모사(朝三暮四) 뭐 이런 건가요? 모든 할부가 그렇지만 특히 자동차 할부와 관련해서는 구입 전에 꼼꼼히 잘 따져보셔야 합니다.(수입차는 더 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업체가 어떻게 소비자의 돈을 맛있게 빼먹는지요…^^7596_10951_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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