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전기차 타 봤니

0

Q7 - 1 (8)닛산 전기차 리프를 탔습니다. 그런데 전기차에 ‘인간적’이라는 말을 하니까 좀 우습네요. 이유가 있습니다. 내연기관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도 전기차라는 이질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닛산 리프의 달리는 맛이 유연했기 때문예요.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 차체의 거동, 속도를 올릴 때의 탄력과 경쾌한 맛이 다르지 않다는 얘긴데요. 전기차 시승은 여러가지 부담이 있는데 도전을 해 봤습니다.

처음 리프의 시동을 걸었을 때 앞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106km 남았다고 표시가 됐네요. 목적지는 군포에서 40km 정도 떨어진 인천 송도, 그 곳에서 일을 보고 충전소도 찾아 보고 되 돌아 오고 서울 성산동으로 월요일 출근까지 하려고 합니다.

Q7 - 1 (15)전부 달리면 총 거리는 120km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시동 아니 전기차는 전원을 켠다고 해야 겠네요. 버튼을 누르면 전원이 들어 오고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그리고 깜찍하게 생긴 시프트 ‘봉’에 이런 저런 표시가 뜨고 조명이 들어 옵니다.

리프의 전원을 넣고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전기차에 대한 선입견을 모두 사라지게 합니다. 고출력 80kW(109ps), 최대토크 254 Nm(25.9kg.m)의 힘을 발휘하는 AC 전기모터가 주는 쫄깃한 출발부터가 인상적인데요.

내연기관과 다르게 초반부터 출력과 토크를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것이 전기차가 갖는 장점이지만 리프는 더 강력했습니다. 가속페달의 반응이 즉각적이고 이때 느낌은 고 배기량 대형 세단과 다르지 않기 때문인데요. 어떤 느낌으로 달렸는지, 이 것부터 정리를 해 볼께요.

Q7 - 1 (16)고 배기량 가솔린 세단 느낌 그대로

조용하게 정직하고 일정하게 상승하는 가속력이 주는 맛은 기대 이상 찰지네요. 달리는 어느 때나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빠르게 응답을 해 주는데요. 내연기관에서 나타나기 쉬운 움츠림이 전혀 없습니다. 그만큼 속도에 붙는 탄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장담하건대 일반적인 전기차에서 나타나는 이질감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엔진에서 나오는 소리만 없을 뿐 리프는 그만한 내연기관 차보다 달리는 맛이 경쾌하고 핸들링도 마찬가지예요. 코너를 돌 때나 차선을 빠르게 변경할 때 민첩하고 뛰어난 균형감을 보여줍니다.

속도 감응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과 독립식 스트럿 서스펜션으로 구성된 차대는 운전을 거칠게 해도 견고하게 반응하네요.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면 어떤 차도 뒤에 따라 붙지 못할 정도로 속도를 올리는 맛이 좋습니다. 전기차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감속을 할 때 특히 심하죠.

Q7 - 1 (14)대부분 감속을 할 때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계 소리가 ‘쉬이익’하고 나는데 아주 듣기 거북합니다. 또 회생제동시스템이라고 하는 장치를 작동하기 위해서 차체를 뒤쪽에서 강하게 채 가는 느낌도 들거든요. 감속이 아주 빠르게 마치 기어 단수를 빠르게 낮춰서 엔진 브레이크를 거는 그런 느낌인데 리프는 이렇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제동 특성도 최소화됐습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회생제동시스템은 리프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량을 잡아채는 듯한 감속 반응이 다른 전기차보다 약해서 이질감이 덜하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회생제동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싶을 때는 B-모드를 선택하면 됩니다.

회생 제동 성능을 높이고 내리막길 또는 정지 전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높이고 배터리 충전 효율도 끌어 올릴 수 있네요. 고속으로 달리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가속페달에 올린 발을 떼었다 밟었다, 브레이크를 살짝 살짝 밟아주면 신기하게 주행 거리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드는 속도로 느려집니다.

운전 모드는 B-모드 말고도 노멀, 에코가 있다. 에코모드로 달리면 리프는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수준의 소리밖에 내지 않습니다. 리프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는데요. 30분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고 가정에서는 6.6 kW에서 4~5시간 정도면 충전이 완료됩니다. 전기차의 숙명적인 단점이지만 기름값이 하나도 안 들어 간다고 생각하면 계산을 해 볼 필요가 있겠죠. 그리고 리프는 가득 충전을 하면 132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Q7 - 1 (12)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특별한 것들

‘세련된 유동성’을 컨셉으로 디자인된 리프의 외관은 철저한 공기역학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5도어 해치백으로 분류되는 리프의 외관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헤드램프인데요. 과장되게 입체감이 강조된 헤드램프가 보닛보다 더 솟아 있습니다.

이유가 있는데요. 사이드미러에 가해지는 공기 흐름을 분산시켜서 소음과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입니다. 라디에이터 그릴 자리에 충전구를 배치하고 프런트 엔드를 낮게 디자인한 것도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것들인데, 이렇게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리프는 해치백이면서도 공기저항계수를 0.28 Cd까지 낮췄습니다.

그러면서도 유려한 선들로 멋을 부렸네요. 측면의 곡선을 솔더의 캐릭터 라인으로 이어놔 재미있고 독창적인 멋을 구현했고 후면은 얇고 수직으로 길게 뻗은 테일램프와 유연한 곡선으로 세련미를 살렸는데요. 리어 스포일러에 태양광 패널로 만들고 전력 소모가 낮은 LED 헤드램프, 매립형 안테나 등도 모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리프의 특별한 장치들로 보여집니다.

Q7 - 1 (11)실내장식은 트위 콤비네이션 미터 디스플레이와 7인치 컬러 LCD 디스플레이로 짜여진 ‘플로팅’ C-스택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상단에 있는 눈썹 모양의 디스플레이에는 친환경 운전을 지원하는 에코 인디케이터와 속도계가 배치됐는데요. 시승차가 미국 버전이라 온통 영어로 표시가 됐습니다.

하단 디스플레이에는 충전 상태, 전력 상태, 배터리 온도, 다기능 디스플레이, 남은 전력, 최대 수용 전력, 남은 주행 거리 등의 정보를 표시하는데요. 센터 콘솔에는 깜찍하고 독특한 전자 변환식 드라이브 셀렉터가 장착돼 있습니다.

공간도 여유가 있습니다. 총 5명이 넉넉히 탑승할 수 있는 실내 공간에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열선 시트가 적용됐고 시트의 감촉, 앉는 느낌도 만족스럽습니다. 앞좌석은 6방향 운전석 매뉴얼 시트와 4방향 조수석 매뉴얼 시트가 적용됐고, 뒷좌석은 60대40 스플릿 폴딩 기능이 있는 시트가 적용돼서 일반적인 해치백과 대등한 공간 활용성을 갖고 있네요.

Q7 - 1 (10)대기를 정화하는 나뭇잎에서 이름을 딴 리프는 2010년 첫 출시 됐고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21만 대, 전기차 가운데 최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로 보면 경쟁차보다 열세가 분명한 리프가 가장 많이 팔린 비결은 바로 내연 기관과 차이가 없는 인간적인 주행 성능으로 보여지는데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소리를 빼면 가속페달과 차체의 움직임, 속도를 높이고 낮출 때, 핸들링, 균형 등에서 내연기관 차와 뚜렷한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행거리만 조금 더 늘릴 수 있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쟁 모델들은 대부분 같은 조건에서 150km를 넘기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비싼 건 다 아시죠. 닛산 리프의 가격은 S 모델 4590만 원, LSSL 모델 5180만 원인데 이게 다는 아니죠. 전기차는 취등록세가 최대 140만 원 감면이 되고 정부지원금을 합치면 2000만 원대 구입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충전 편의성입니다. 자주 다니는 길, 아니면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충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전기차 구입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