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이혼]80대 할머니 “남편과 더는 못살아…” 우리의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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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혼의 시대를 넘어서 고령이혼 시대로 가는 슬픈 우리 자화상
황혼이혼의 시대를 넘어서 고령이혼 시대로 가는 슬픈 우리 자화상

“이젠 밥 먹는 것도 꼴 보기 싫어, 왜냐고? 영감탱이가 밥 먹고 힘나면 또 욕하고 승질부릴테니까. 젊었을 때는 나도 힘이 있어서 참고 견뎠지만, 이젠 살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더 이상은 못 참겠어. 애들만 아니면 벌써 이혼했을텐데.”

올해로 80세를 넘긴 박모 할머니는 최근 남편과 이혼하기로 결심하고 자식들에게 통보했습니다. 자식들은 “이제 와서 이혼하면 뭐하겠느냐, 두 분이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야지”라고 설득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자식들이 말하면 못이기는 척 한 발 물러섰지만,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거듭 사과를 해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자식들은 계속 이러면 이혼이나 별거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제 지인의 얘기지만, 주변에 이런 일들이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human-189282_1280한국가정법률사무소(소장 곽배희)에는 이와 비슷한 사연 때문에 상담하는 경우가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황혼이혼’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고령이혼’도 많아지고 있답니다.

### 남편에게 매달 50만원의 생활비를 받아서 생활하는 80대의 한 할머니는 남편의 의처증과 혼찌검 때문에 최근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남편이 연금을 300만 원이나 받으면서 생활비로 50만 원 밖에 안주고, 의처증에 최근엔 손찌검까지 하니 못살겠다는 것이지요.

man-520042_1280### 반대로 70대의 한 할아버지는 과거에 동생의 빚보증을 잘못 서서 큰돈을 날린 뒤부터 아내가 모든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돌리고 남편을 없는 사람 취급하기 시작했답니다. 할머니가 말도 하지 않고 몇 개월씩 여행을 떠나거나, 말을 걸어도 대꾸조차 하지 않아서 법률사무소를 찾았습니다. 이제 할아버지의 소원은 얼마라도 재산을 나눠 가진 뒤 이혼하는 것입니다.

고령화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이혼 연령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젠 황혼이혼 뿐만 아니라 여생이 얼마 남지 않는 노인층의 ‘고령이혼’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monkey-flea-857187_1280

가정법률사무소의 자료를 보면 이혼 문제로 대면 상담을 받은 60대 이상 노인은 2004년 250명에서 2014년 1125명으로 4.5배 급증했습니다. 연령별로는 60대 여성 558명, 60대 남성 205명 순인데, 10년 전에 비해 여성은 3.1배, 남성은 5.5배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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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70대는 여성의 경우 10년 전 20명에서 179명으로 9배 증가했고, 남성은 6명에서 146명으로 무려 22배나 급증했습니다. 절대적인 수치에서는 60대에 뒤지지만, 증가세는 60대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그런데 80대로 넘어가면 남성이 여성보다 이혼 상담이 많다는 게 특이합니다. 2014년을 보면 80대 남성이 22명으로, 여성 15명보다 많았습니다.

holzfigur-980784_1280노년 여성은 남편의 폭력과 폭언, 경제 갈등, 외도 등을 주요 이혼 사유로 꼽았고, 남성은 장기별거, 아내의 가출, 외도 등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90년 2363건이었던 황혼이혼이 2014년엔 3만3140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체 노인에서 독거노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17.8%에서 2035년에는 23.2%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노령이혼이 점점 늘어나면서 독거노인 등 각종 사회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 이들이 독립적이고 안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필요하다. 노후소득보장체계 강화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crafts-279580_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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